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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1%의 우정, 서로의 삶을 바꾼 특별한 만남

by 부띠부띠 2025. 12. 2.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두 주인공의 따뜻한 우정 장면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두 주인공의 따뜻한 우정 장면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부호와 그의 돌봄을 맡게 된 한 남자의 만남을 통해, 우정이 지위나 배경을 초월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서로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었던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 잔잔한 웃음과 따뜻한 여운으로 마음을 흔드는 작품으로, 끝까지 보고 나면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진심’의 힘을 실감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두 사람

필립과 드리스의 첫 만남에는 호감이나 친근함 같은 요소가 전혀 없었습니다. 필립에게 드리스는 돌봄을 맡기기엔 지나치게 자유롭고 무례해 보이는 남자였고, 드리스에게 필립은 가까이하기 부담스러운 계층의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서로의 배경, 가치관, 습관, 삶의 방식이 너무 달랐기에 마음을 열 이유도, 기대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서로가 서로에게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솔직할 수 있었습니다. 필립은 드리스를 장애인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점이 이상하게 편안했고, 드리스는 필립이 자신을 평가하거나 지도하려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의외로 부담을 덜어 주었습니다. 서로 억지로 다가가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억지로 관계를 꾸미거나 예의를 과장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던 첫 계기는 바로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실 많은 인간관계는 기대와 실망으로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기대가 있기에 상처받고, 상처를 받으면 다시 벽을 세웁니다. 하지만 필립과 드리스는 서로에게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실망할 이유도 없었고 억지로 맞추려는 부담도 없었습니다. 그 자유로움이 관계의 문을 아주 천천히 열어 주었습니다. “이 사람 앞에서는 굳이 내가 아닌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은 관계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드리스는 필립을 동정하거나 지나친 보호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고, 필립 또한 드리스를 교정해야 할 문제적인 인물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넣으려 하기보다, 부족함을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자연스레 생겨났습니다. 때때로 드리스의 서툰 행동은 필립에게 웃음을 주었고, 필립의 침착함은 드리스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서로는 알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서로의 빈 부분에 기댄 셈입니다.

그 결과, 두 사람의 관계는 계획되지도 의도되지도 않았지만,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깊어졌습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편안한 관계, 잘 보이려 하지 않아도 웃을 수 있는 관계, 굳이 무엇이 되어주지 않아도 옆에 있고 싶은 관계 — 그런 관계를 통해 두 사람은 삶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연결이자,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소중해진 인연이었습니다.

함께 웃는 순간들이 삶을 다시 움직이게 했다

필립과 드리스가 가까워지는 과정은 거창한 사건이 아닌, 일상의 작은 웃음에서 시작됩니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었고, 감동적인 고백이 오갔던 것도 아닙니다.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자연스럽게 생겨난 유머와 장난이 마음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필립은 오랜 시간 동안 무표정과 침묵 속에 갇혀 있었지만, 드리스가 건넨 농담 한마디가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예상치 못한 웃음은 그에게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감각을 되찾게 만든 첫 신호였습니다.

드리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늘 삶 앞에서 당당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실패와 상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필립 곁에서는 과장된 자신감도, 체면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웃고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입니다. 서로를 웃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를 가장 인간적인 감정으로 묶어 주었습니다. 누군가와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그 관계가 이미 깊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진지한 대화보다 가벼운 웃음일 때가 있습니다. 필립에게 드라이브 중 들었던 음악과 풍경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자유였고, 드리스에게 필립과의 소소한 장난은 자신이 타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서로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아주 작은 순간들이, 사실은 깊은 연결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두 사람의 웃음은 현실을 잊기 위한 도피가 아니라, 다시 살아볼 만하다는 감정을 깨닫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필립이 웃는 장면은 영화 전체에서 가장 진한 울림을 남깁니다. 그 웃음은 연민이나 감사가 아닌, 진짜 즐거움에서 비롯된 웃음이었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몸이지만 마음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기억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드리스 역시 필립의 웃음을 보며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서로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에게 삶의 이유를 만들어 준 셈입니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를 움직인 것은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사소한 행복이었습니다. 삶은 고통이나 불행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미소 짓게 만드는 사람을 만났을 때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드리스와 필립이 함께 보낸 순간들은 소란스럽지 않지만, 마음의 문을 가장 부드럽게 열어준 시간을 의미합니다. 웃음은 치료제가 아니지만, 상처로 굳어 있는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이 두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우정은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을 때 시작된다

사람들은 종종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아낄 때 상대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습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조언을 강요하거나, 자신의 기준에 상대를 맞추려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립과 드리스의 관계는 그와는 반대의 방향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단점과 서툼을 바꾸려 들지 않았고, 완벽해지기를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받는 경험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해방이 되는지, 둘의 관계는 그 사실을 조용히 증명합니다.

필립은 드리스에게 예절과 매너를 가르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를 사회의 기준에 맞춰 다듬으려 하지 않았고, 그의 자유로운 성격을 억누르고 싶어 하지도 않았습니다. 드리스에게 기대한 것은 ‘변화’가 아니라 ‘진심’이었습니다. 필립은 드리스가 다른 직원들처럼 예의를 갖추거나, 점잖은 말투를 쓰거나, 자신을 동정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저 드리스답게 대하고 웃어 주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반대로 드리스도 필립을 무언가로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부족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고, 불행한 사람으로 취급하지도 않았습니다. 필립이 해내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대신해 주는 것으로 충분했고, 필립의 삶에 억지로 활력을 불어넣으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필립이 가진 고요함과 섬세한 감정을 건드리지 않은 채, 그의 방식과 속도를 존중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마음이 관계 안에 머물러 있었기에 두 사람은 서로 앞에서 편안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필립은 드리스와 함께하면서 자신이 잃어버렸던 용기와 자유를 되찾았고, 드리스는 필립을 통해 사람을 온전히 바라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바꾸기 위한 관계가 아니라, 함께 있기 위한 관계가 만들어낸 변화였습니다. 서로의 삶을 더 좋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상대의 성격이나 상처를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변화는 강요가 아니라 존중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결국 두 사람의 우정이 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에게 기대한 역할보다 서로가 존재하는 시간 자체를 소중히 여겼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바꾸고 싶은 욕망이 관계를 흔들 때가 많지만,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필립과 드리스는 서로에게 결핍을 채워줄 ‘누군가’가 되기 전에, 우선 한 사람의 존재로 머물러 주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을 바꾸기보다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앞선다면, 그 관계는 자연스럽게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우정의 핵심이 변화가 아니라 ‘존중’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불완전함을 고치려 들지 않아도 되고, 성격을 다듬지 않아도 되고, 과거를 잊어야만 관계가 시작되는 것도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을 때, 사람은 비로소 마음을 열고 연결됩니다. 두 사람의 우정은 그래서 특별합니다. 애쓴 결과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쌓인 진심의 결과이며, 바꾸려 하지 않을 때 오히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관계의 역설을 아름답게 담아냅니다.

마무리하며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장애와 계층 격차를 다루지만, 그 이야기의 핵심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에 있습니다. 진심 어린 우정은 삶의 상처를 지울 수는 없지만, 그 상처가 전부인 삶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 누군가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삶이 버틸 힘을 갖게 되고, 웃을 이유가 생기고, 다시 살아 보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필요한 것은 거창한 도움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언터처블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렬합니다. 타인에게 준 진심이 결국 나를 살리고, 그 따뜻함이 서로의 인생을 바꾼다는 것. 그래서 이 영화는 단지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우정과 존중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 주는 작품입니다.